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미 4년 전 지방직 공무원과 경찰 인력을 동원하는 '하청 선거' 체제에 한계가 왔다는 경고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도 이를 사실상 묵살하며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와 같은 전대미문의 참사를 낳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투표소 봉쇄 사태'가 벌어졌던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본투표 당일 선관위 직원이 나타난 것은 오후 8시를 넘은 시각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투표소는 오후 4시 30분쯤 투표지가 바닥나 투표가 멈추고 유권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이를 3시간 반 동안 맨몸으로 받아낸 것은 투표소를 관리하던 송파구청 공무원들이었습니다.
간단한 교육만 받은 '선거 비전문가'들이 상황에 대응하다 사상 유례가 없는 '오후 10시까지 투표 연장' 조치가 내려진 것입니다.
구청 관계자는 "송파구선관위 직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개표 관리에 바빴다고는 한다"며 "하지만 책임질 수 있는 분이 현장에서 정리해야 했다. 그게 이뤄지지 않으니 이번 사태가 벌어진 것 아닌가"라고 말했습니다.
투표시간 연장 후 '개표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투표소를 봉쇄하며 투표함 반출이 35시간 동안 가로막혔습니다.
선관위는 "투표함이 반출되지 않으면 투표관리관도 이탈해선 안 된다"고 자리를 지킬 것을 요구했는데, 투표관리관은 투표소마다 1명씩 있는 현장 책임자로 지자체 공무원이 주로 맡습니다.
성난 시민을 눈앞에 두고 투표관리관을 맡은 동료를 홀로 남길 수 없어 당시 투표소에 있던 구청 직원 5명이 자진해 갇혔습니다.
결국 봉쇄 22시간 만에 1명이 탈진해 병원에 실려 갔고, 구청은 이 직원들에게 심리 상담 지원을 검토 중입니다.
이번 사태의 뒷수습을 떠맡은 경찰 내부에서도 "우리가 선관위 하청업체냐"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당시 시위대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투표함 이송로를 뚫어낸 경찰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수십 건의 불만 글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독립 기관인 선관위의 헛발질에 왜 경찰이 총알받이가 돼야 하느냐는 주장입니다.
당시 경찰은 선거사무 종사자를 감금하거나 선거 장비를 훼손할 경우 처벌하는 공직선거법 제244조에 근거해 시위대 강제해산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투입됐던 한 경찰은 "선거업무는 (선관위가 아닌) 지방직 공무원들이 다 하고, 현...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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